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우수상인 인터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우수상인인터뷰 12 - 감성놀이 (2)
12.07.2020
4290 12.07.2020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는 많은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셀러가 새롭게 합류하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은 참여 상단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디딤돌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경험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선배 상인들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성공스토리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팁을 함께 들어보자.

글 도깨비기자

 


 

감성놀이 두 번째 이야기

 

2. 스토리가 떠오르는 상품과 공간

 

도깨비기자(이하 도) : 가게가 아담하고 예쁘다. 이름과도 잘 어울리는 공간 같다. 봄밤달이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사용했나?

안기상 작가 (이하 안) : 2018년에 가게를 내면서부터다. 감성놀이라는 이름을 서울밤도깨비야시장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줄곧 사용해왔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우리의 감성을 좀더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이름을 찾아서 과감히 바꿨다. 이름에서부터 감성적인 공간과 소품, 낭만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떠올랐으면 했다.

 

: 처음 매장을 낸 곳은 서촌이었다. 그곳을 택한 이유가 있었나?

: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자주 데이트했던 동네들을 순방하면서 가게 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서촌에서 적당한 점포를 발견했다. 자금이 충분하지 않으니 임대료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다행히 큰 공간이 필요한 건 아니라서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도 : 연남동으로 이전한 이유는?

이화경 작가 (이하 이) : 서촌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우리 가게가 있었던 곳은 인근에 학교가 있어서 평일에는 성인보다 어린 학생들이 주로 오가는 곳이었다. 주말이 아니면 생각보다 손님이 많지 않아서 고민스러웠고 가게 크기도 2평 남짓한 좁은 공간이라 좀더 넓은 데로 옮기고 싶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 구매력 높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았는데 연남동 카페거리가 이 조건에 맞는 곳이다. 지금 가게에서 조금만 나가면 카페거리가 나온다. 이전할 때도 매장 임대료가 중요했기 때문에 여기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셈이다.

 

도 : 지금 상품 구색이나 매장 인테리어를 보면 확실히 두 평으론 버거웠을 것 같다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부터 고민해온 게 핸드메이드 콘셉트라고 해도 손이 많이 가는 상품과 덜 가는 상품을 구분해서 현실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문제였다. 단독 매장을 내면서 새로운 아이템을 찾다가 귀고리 같은 주얼리 제품을 시도하게 됐다. 벽면 하나를 채울 수 있을 만큼 구색을 갖추는 데 효과적이고 만드는 시간도 패브릭 제품에 비해 짧은 편이다. 찾아와서 구경하시는 손님들도 좋아하시고.

 

: 손님 입장에서 신경 쓴 게 포토존에서 확 느껴졌다. 여기도 공간이 여유로운 편은 아닌데 포토존을 만드는 게 좋을지 고민되지는 않았나?

: 전보다 넓어지긴 했지만 지금도 우리가 작업할 공간은 없다. 집에서 물건을 만들고 옮겨와야 하니 불편한 면이 없진 않다. 포토존의 공간 자체가 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해서 손님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포토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내가 SNS를 자주 하는 입장이라 그렇다. 독특하고 예쁜 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것을 즐기고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아니까. (웃음) 봄밤달에 오면 예쁜 물건을 구경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기분 좋은 추억과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손님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도 : SNS를 운영하는 원칙이 있나?

:  별다른 홍보 수단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SNS를 열심히 활용했다. 많이들 하는 이야기이지만 꾸준히, 많이 업데이트하는 게 비결이다. 그리고 우리의 스토리, 감성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연남동 카페거리의 장점과 특색도 충분히 활용해서 우리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공유한다. 독특한 카페, 예쁜 디저트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올릴 때 우리 상품을 같이 노출시킨다. 사진 한 구석에 카페 물건과 상관 없는 뭔가가 보이면 그 부분을 확대해서 유심히 본다. 그렇게 사진을 찍은 의도가 뻔히 보여도(웃음) 기분 좋게 보고 친근하게 느끼는 분들이 있다. 서촌에서부터 우리 가게에 드나들던 고등학생 손님이 있다. 그냥 놀러오는 게 아니라 상품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사서 직접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올린다. 파워블로그가 돼서 그 친구 덕에 우리를 알고 상품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이 늘었다.

 

: 단골을 늘리는 비결이 있다면?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부터 한 번 찾아온 손님을 잘 기억했다가 또 만났을 때 친근하게 대하려고 애썼다. 요즘 세태를 보면 가게 주인이 손님을 아는 척하는 게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은 조금 다르다. 손님이 우리 가게에 찾아와 물건을 사는 경험은 마트에서 필요한 것만 골라서 계산하고 나가는 과정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산품이 아니라 손으로 만드는 작품을 산다는 느낌을 전하려면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에도 공유할 만한 어떤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 SNS에 댓글을 다는 외국인들도 보이는데, 외국인 손님이 많은 편인가?

:  연남동은 외국인도 많이 찾는 곳이라 지나는 길에 들르는 분들이 늘었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도 외국인 손님이 적지 않아서 그때부터 우리 가게를 알고 있던 분들도 있고. SNS에서 우리 상품을 보고 한국에 여행올 때 방문해야 할 곳으로 기록해 뒀다가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 일본, 미국, 호주 같은 나라로 해외 배송도 한다. 배송비가 비싼데도 맘에 들어 구매해주시는 분들이라 정말 고맙게 여기고 있다.

 

: 온라인 쇼핑몰도 치열하다. 온라인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지?

:  디자인 상품을 파는 주요 쇼핑몰들, 텐바이텐이나 1300K, 아이디어스 같은 곳에 입점해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상품이 어디에 얼마나 노출되느냐가 중요하니까 우리 상품을 메인 페이지에 띄울 이유를 만들려고 애쓰는 편이다. 할인이나 선물 증정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하려고 한다. 우리가 적당한 이벤트를 제안하면 쇼핑몰들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MD가 귀찮아할 정도로 자주 연락한다. (웃음)

 

: 핸드메이드 상품으로 창업하려는 사람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처음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하려는 분들께는 시장의 지원과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예를 들면 우리는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상인 교육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가했다.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상품 디스플레이처럼 실무에 도움되는 내용도 많다.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진열 방식 중에 상품들의 높이를 다르게 진열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여러 진열도구와 선발 등을 이용해서 단조롭지 않게 꾸미라는 조언이었다. 들고다니기 무거워서 집에 두고나왔던 진열도구들을 다시 가져다 매대를 꾸몄다. 그런 게 사소한 것 같아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우리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작은 규모로 창업하는 가게의 브랜드는 작은 시도들이 모여 형성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 앞서도 말했지만 처음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가할 때는 잘 팔릴 만한 디자인을 고민했던 것 같다. 문제는 잘 팔릴 만한 디자인을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걸 추구하다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흔한 상품이 나온다는 점이다. 잘 팔릴 상품이 아니라 내가 만들고 싶은 상품을 먼저 생각해야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셀러가 될 수 있고 그게 단독 매장을 창업할 때도 경쟁력이 되는 것 같다. 자기만의 감성으로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다 보면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도 생긴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파일

선배의 창업 팁

1. 다른 곳에서 판매하지 않는 아이디어 상품

어떤 상품이 잘 팔릴지 고민하기 전에 내가 만들고 싶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먼저 찾자.

 

2. SNS로 단골 및 해외 고객과 친근하게 소통, 홍보

소자본으로 창업해서 시도할 수 있는 최선의 마케팅. SNS를 홍보 수단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 자체를 즐겨라.

 

3. 사진 찍고 싶은 매장 콘셉트와 인테리어

사진 찍는 데 진심인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면 사진 찍고 싶어지는 공간과 상품을 제시하라.